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와 건설기술진흥법 관련 이슈

2025년 12월 11일 발생한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 붕괴 사고는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중대재해로, 기술적 부실 시공 문제와 함께 현행 「건설기술진흥법」(이하 건진법)과 「건축법」 사이의 법적 사각지대가 핵심 제도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목차

1. 사고 개요

2025년 12월 11일 오후 1시 58분,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 신축 중이던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층(2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철골 구조물이 붕괴하였다.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4명이 매몰되어 전원 사망하였으며, 사고 발생 약 46시간 만에 마지막 실종자가 수습되었다.

해당 도서관은 세르비아 건축사 브라니슬라브 레디치(ARCVS)의 국제 현상 설계 공모 당선작으로, 개방감 확보를 위해 기둥 간격(스팬)을 최대 48m까지 넓힌 장스팬(Long-span) 트러스 구조가 적용된 특수구조 건축물이었다. 광주광역시가 발주한 516억 원 규모의 공공 건설 사업으로, 사고 당시 공정률은 72% 수준이었다.

사고 기본 현황

∙ 사고 일시: 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1시 58분
∙ 사고 장소: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
∙ 인명 피해: 근로자 4명 사망(하청업체 소속)
∙ 사업 규모: 연면적 1만 1,286㎡, 지하 2층~지상 2층, 총 사업비 516억 원
∙ 공정률: 72% (사고 당시)
∙ 발주처: 광주광역시 종합건설본부

2. 건진법과 건축법의 충돌 구조

2.1 두 법률의 적용 범위 차이

이번 사고의 핵심 제도적 쟁점은 「건설기술진흥법」과 「건축법」 사이의 구조 안전 관리 의무 범위의 괴리에 있다. 두 법률은 적용 대상 및 구조 기술사 협력 의무의 범위에서 다음과 같이 상이하게 규정하고 있다.

건축법 vs. 건설기술진흥법 비교
구분 건축법 건설기술진흥법(건진법)
주요 적용 대상 민간 발주 건축물 공공 발주 건설 공사
구조기술사 협력 의무 특수구조 건축물 등 주요 공정마다 건축구조기술사의 현장 구조협력(검측) 의무화 가설 구조물 설치 공사에 한해 구조기술사 확인 의무 규정; 본 구조물 시공 전반에 대한 의무 규정 미비
공공 발주 적용 여부 착공 이후 공공 발주 현장에는 원칙적으로 적용 우선순위 낮음 공공 발주 공사에 우선 적용
특수구조물 관리 규정 30m 이상 장스팬 등 특수구조물에 구조기술사 협력 명시 특수구조물에 대한 별도 규정 부재

2.2 공공 발주 공사에 대한 건진법 우선 적용

광주대표도서관은 공공시설물에 해당하므로, 착공 이후에는 건축법이 아닌 건진법의 적용을 받았다.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이후 건축법이 개정되어 스팬 30m 이상의 장스팬 구조물은 '특수구조 건축물'로 지정하고 건축 감리 시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도록 의무화된 바 있다. 그러나 광주대표도서관은 48m 장스팬을 가진 특수구조물임에도 불구하고, 공공 발주 공사라는 이유로 건진법이 우선 적용됨으로써 해당 구조기술사 협력 의무가 사실상 면제되거나 생략되었다.

실제로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에 따르면, 사고 당해 연도인 2025년 5월 구조기술사가 철골 구조물을 단 1회 점검하였을 뿐, 그 전후로 구조기술사에 의한 상시 현장 감리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2.3 건진법의 구체적 한계

건진법은 가설 구조물 설치 공사 시에만 구조기술사의 확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구조물의 철골 골조, 접합부, 콘크리트 타설 등 시공 전반에 걸쳐 구조기술사가 현장에서 관리·감독하고 이를 보고할 의무가 존재하지 않았다. 건진법과 주택법 모두 구조 관계 전문 기술사에 의한 크로스 체크 방식의 안전 확인 체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이번 사고를 통해 명백히 드러났다.

3. 구조기술사 협력 의무 면제 문제

3.1 건축법상 협력 의무 규정

건축법은 건축 감리 시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아야 하는 시점으로 다음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건축법이 적용되었다 하더라도 구조기술사의 전수(全數) 검사가 아닌 특정 공정에 한정된 협력 의무만을 규정하고 있어, 이번 사고와 같이 타설 과정 중 접합부 결함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사고를 완전히 방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3.2 건진법 적용에 따른 의무 면제 경위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김영민 회장은 2025년 12월 22일 광주시의회에서 개최된 긴급토론회에서 이 사안의 핵심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이번 광주대표도서관은 48m 장스팬을 가진 특수구조물로 건축법에 따라 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아야 하지만, 공공 발주공사라는 이유로 건진법이 우선 적용되면서 전문가의 현장 협력 의무가 면제되거나 생략되었다. 건축법, 건진법 등 흩어진 안전 규정으로는 법 사이의 넓은 그물망의 구멍을 메울 수 없다."

— 김영민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 (광주도서관 붕괴 원인·대책 진단 긴급토론회, 2025.12.22)

이는 민간 발주 건축물에는 엄격히 적용되는 전문가 협력 의무가 공공 발주 건축물에는 적용되지 않는 법적 역설이 구조 안전의 사각지대를 만들어냈음을 의미한다.

3.3 구조기술사 독립성 및 권한 부재 문제

현행 제도하에서는 설령 구조기술사가 현장에 협력하더라도 그 실효성에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4. 수사 및 책임 소재

4.1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쟁점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사고 당일부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조사에 착수하였다. 광주대표도서관은 광주시 종합건설본부가 발주한 공사로, 관계자 측 과실이 확인될 경우 광주시 소속으로는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초의 적용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과 관련하여 법리적 쟁점이 존재한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르면, 지자체 발주 공사에서 지자체장이 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발주처인 광주시에 대한 처벌 여부는 수사 과정에서의 면밀한 법리 검토가 요구된다.

경찰은 2026년 1월 27일 기준으로 사고 관련자 30명을 입건하였으며, 구조물 용접 불량이 확인된 것으로 발표하였다. 수사 당국은 시공사, 감리사, 설계사뿐 아니라 설계 변경 과정에서의 발주처 묵인 및 상시 관리 소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4.2 설계 변경(VE) 및 감리 부실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사업비는 자재비 상승과 공기 지연 등의 이유로 당초 392억 원에서 516억 원으로 증액되었으며, 가설울타리 변경(2022년 9월), 상무소각장 연계(2024년 4월), 기초 변경(2025년 3월), 철근 이음 공법 변경(2025년 4월) 등 총 7차례의 설계 변경이 이루어졌다. 전문가들은 원가 절감을 위한 설계 변경(VE) 과정에서 상하현재 박스단면 철판 두께가 기존 24mm에서 12mm로 절반 이상 감소함으로써 국부좌굴 위험이 증가하였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한편, 감리보고서에는 공사 초기부터 설계도서의 오류가 수차례 지적된 정황이 확인되었다. 기초공사 계산서에서의 콘크리트 허용응력 단위 오기, 붕괴 한 달 전 콘크리트 수량 34% 증량 오산 등 중대한 오류가 반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정하는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감리 부실의 증거로 지목되고 있다.

5. 제도 개선 논의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문가 집단과 국회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법령 개정 및 제도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단 위원은 "국민 소득과 위상은 선진국 수준인데 안전관리 제도는 사고 때마다 누더기 땜질 식으로 이루어져 왔다"면서 1960년대에 마련된 건축법의 대대적인 정비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가 반복되는 건설 참사의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법령 체계의 근본적 개편이 요청된다.

6. 참고 자료